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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신문] 한여름 밤 산사서 영화음악 들으며 추억에 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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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가람지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1-07-19 16:30 조회3,48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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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신문] 한여름 밤 산사서 영화음악 들으며 추억에 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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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7일 화엄사 ‘모기장음악회’…스님·일반인 등 108명 동참
소나기 이어 쌍무지개 떠올라…“코로나 극복 위한 좋은 기운”

7월17일 오후 소나기가 내린 이후 상서로운 쌍무지개가 뜬 구례 화엄사 템플스테이 수련관 화엄전 앞마당에 땅거미가 내려앉고 하나둘 모기장이 설치됐다. 대형 화면에는 영화 ‘쇼생크탈출’의 명장면과 함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3막 ‘백작부인과 수잔나의 이중창’이 흘러나왔다.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거리를 두고 설치된 모기장 안의 관객들은 여름밤 들마루에서 옥수수를 먹으며 텔레비전을 보던 풋풋한 추억을 떠올리듯 구례 화엄사가 준비한 여름밤의 시간여행에 흠뻑 빠져들었다.

화엄사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일반인들에게 산사의 자연경관을 만끽하며 휴식과 심신회복의 시간을 제공하고자 마련한 이날 ‘모기장음악회’는 주지 덕문 스님을 비롯해 대중스님과 김순호 구례군수, 구례지역주민과 다문화 가정, 템플스테이 숙박체험자 등 관객 108명이 동참했다. 음악회는 조희창 음악평론가의 해설로 고전음악과 명화가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영화 쇼생크탈출(1994), 아마데우스(1984), 불멸의 연인(1994), 킹스스피치(2010), 악마의 바이올린(2013), 말할 수 없는 비밀(2008), 그것만이 내 세상(2018)의 명장면 속에서 만나는 모차르트, 베토벤, 파가로니, 쇼팽, 차이콥스키의 음악은 그 자체로 전율이었다. 이어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음악가 닐루파르 무히디노바의 바이올린 선율과 박윤우 기타 연주가의 ‘물 위의 노래(슈베르트)’ ‘서머타임(거슈윈)’ 연주는 여름밤 산사의 낭만에 흠뻑 빠져들게 했다.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소나기에도 관객들은 모기장 안에서 우산을 받쳐 들고 흔들림 없이 음악에 빠져들며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마지막 연주가 끝나가던 9시에 맞춰 울려 퍼진 범종 소리는 참가자들에게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감동을 연출했다.

주지 덕문 스님은 “코로나로 지친 군민들과 불자 여러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을 드리고 자연과 더불어 천년고찰의 아름다움을 여러분께 선사하고 싶었다”며 “지리산 산자락에 쌍무지개가 떠서 오늘을 기점으로 코로나가 곧 종식되고, 환란이 속히 극복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좋음 음악과 영화를 감상하면서 의미 있고 아름다운 밤이 됐으면 좋겠다”며 “큰 힘과 용기를 얻어 이 어려움을 함께 이겨 나가자”고 강조했다.

김순호 구례군수도 “코로나로 지친 여러분들의 마음을 깨끗이 씻어주는 비가 내리고 힘과 용기를 주는 쌍무지개가 구례에 떴다”며 “오늘의 행사가 모깃불을 피워놓고 옥수수를 먹으며 텔레비전을 보던 옛날로 돌아가는 추억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수에서 왔다는 김정선 씨는 “이렇게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무지개가 뜬 하늘 아래서 음악까지 들을 수 있는 경험은 처음이고 너무 감사한 시간이었다”며 “코로나19로 지쳐가는 시절에 위안이 되고 기쁨을 주는 감사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템플스테이에 참석한 하도연(서울, 27살)양은 “4년 전쯤 친구가 다녀왔다는 화엄음악제가 생각나 모기장음악회 템플스테이를 신청하게 됐다”며 “맨 앞자리에서 듣는데 보통 음악회와 다르게 야외에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재미있고 멋있었다”고 웃음지었다.

한편 화엄사 모기장음악회는 8월7일에도 ‘볓빛로망스’라는 주제로 템플스테이 숙박체험자와 일반인 108명을 선착순으로 접수 받아 진행한다. 화엄사는 모기장과 요가매트를 제공하고 우천시에는 화엄원 안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구례=신용훈 기자 boori13@beopbo.com

[1595호 / 2021년 7월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8월 7일 '별빛로망스'는 코로나 상황에 따라 취소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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