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화마 속 화엄사 불지르지 않은 차일혁 경무관…첫 추모 다례재 봉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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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가람지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3-08-03 15:57 조회1,937회 댓글0건본문
한국전쟁 화마 속 화엄사 불지르지 않은 차일혁 경무관…첫 추모 다례재 봉행
[헤럴드경제(구례)=박대성 기자] 6.25 사변이라는 전란의 화마 속에서 천년고찰 화엄사를 불지르지 않고 지켜낸 고(故) 차일혁 경무관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첫 다례재가 열린다.
대한불교조계종 19교구 본사 지리산 대화엄사(주지 덕문스님)는 전쟁 영웅이자 어진 지휘관인 차일혁(1920-1958) 경무관의 공적을 기리는 제65주기 추모 다례재를 화엄사 각황전에서 봉행한다.
다례재는 오는 8월 10일(음력 6월 24일) 오전 10시 대한불교조계종 화엄사 각황전에서 덕문 스님과 말사 임원진, 불교 신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다.
차일혁 경무관은 1920년 음력 7월 7일 전북 김제에서 태어나 중일전쟁이 일어나기 직전인 1936년 말, 17살의 나이로 중국 상해로 건너가 독립투사의 길을 걸었고, 6.25전쟁이 일어나자 7사단 직속 구국유격대장으로 전장에 나섰다.
그 후 1950년 12월에 전북지역의 무장공비 토벌을 위해 제18전투경찰대대 초대 대대장으로 경찰에 투신해 빨치산 토벌대장으로 지리산, 덕유산 자락을 누볐고 1953년 총경으로 승진해 서남지구전투경찰대 제2연대장으로서 14연대 빨치산 남부군 사령관이던 중요인물인 이현상을 사살했다.
차 경무관은 사망한 이현상에 예를 갖춰 장례를 치러주었으며, 전쟁 중에서도 포로에 대해서 관용을 베풀고 난민구호에도 힘쓰는 인본주의를 실천했다.
화엄사 측이 차일혁 대대장을 높이 평가하는 대목은 빨치산 토벌 작전 중에 상부로부터 화엄사를 불태우라는 명령을 받고도 "천년고찰을 불 태워 버릴 수 없다"며 완강하게 버티다 고심 끝에 부하들을 시켜 화엄사 문짝들만 떼어 내 불태운 일화다.
화엄사 측 관계자는 "차일혁 경무관은 상부의 명령대로 소각은 했지만 절 전체가 아닌 문짝만 태움으로써 명령을 어기지 않고 문화재를 지키는 놀라운 지혜를 발휘해 오늘날 천년고찰 지리산 대화엄사를 온전한 모습으로 볼 수 있게 하였으며,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게 됐다"고 높이 평가했다.
화엄사 측은 지난해 10월 2일 제64주기에 화엄사 경내 차일혁 경무관 공덕비 앞에서 첫 추모행사를 가졌고 올해 첫 다례재를 연다.
덕문 스님은 "차일혁 경무관과 같이 문화유산의 가치를 이해한 선각자가 있어 더 많은 문화재의 소실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며 "이 공덕은 지리산 대화엄사의 천년역사와 더불어 민족문화유산 보존에 대한 후손들의 존경과 감사의 징표로서 만대에 걸쳐 선양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parkd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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